밝은 푸른빛의 긴 옷을 온 몸에 두른 채 금빛 코걸이를 하고 앉아 있는 아므나는 커피콩을 볶으며 새빨간 숯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음악의 리듬처럼 규칙적으로 들리는 커피콩 섞는 소리가 요동치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안정시켜 주는 듯하다.

 

 아므나는 홍해의 항구도시 포트수단의 가난한 베자족(Beja) 지역, 다임 알 아랍에 사는 21세의 여성이다. 대략 3백만 명 정도 되는 베자 종족은 이집트 남부에서 에리트레아 서부의 저지대까지 이르는 긴 띠 모양의 땅에 흩어져 살고 있다. 원래 아므나의 가족은 거칠고 황량한 홍해의 구릉지를 유랑하며 사는 유목민이었다.

 아므나는 다섯 살 때 이슬람 전통에 따라 여성할례를 받았다. 그 고통스럽고 끔찍한 기억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차츰 옅어져 갔지만, 마음의 상처는 아물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다. 아므나는 하산이라는 남자와 결혼하여 아들 모하메드를 낳았지만,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해지고 베자족이 핍박을 받아 쫓겨나게 되면서 하산도 이집트로 도망쳤다. 그는 이집트에서도 많은 위협에 직면했고, 험난한 여정 끝에 결국 유럽에 도착했다. 하산은 현재 열악한 망명자 수용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아므나는 가끔씩 하산과 통화를 하지만, 그는 아므나에게 부쳐줄 돈도 없고 무척 낙심한 상태다.

 

 아므나는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무속신앙이 혼합된 민속 이슬람을 믿으며 언제나 이슬람 신령과 악령들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린다. 아므나는 유목생활을 하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며, 삶의 의미와 평안을 갈구하고 있다. 달고 진한 커피 한 모금으로 입술을 축이고 먼지가 이는 길가를 내려다보는 아므나의 갈색 뺨에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린다. 옷깃으로 눈물을 닦으며 아므나는 생각한다. ‘누가 나를 도와줄까? 누가 이 절망으로부터 나를 구원해 줄까?’ 먼지투성이인 오두막 안에서는 어린 모하메드가 놀고 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기도 제목]

• 베자 종족에게 접근하기는 무척 어렵고, 민속 이슬람은 두려움으로 그들을 속박하고 있다. 이집트, 수단, 에리트레아의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복음과 실제적인 도움의 손길로 베자족에게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자.

 

• 베자족의 언어로 된 성경이 속히 완역되도록 기도하자. 20년 전까지만 해도 베자족 언어는 문자화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상당량의 성경이 번역되어 있다.

 

• 전 세계의 난민들 가운데 발견되는 베자족 사람들을 섬기고 도울 수 있는 기회들이 더 많아지도록 기도하자.

posted by 30prayer